고물가에 한인들 투잡·쓰리잡 뛴다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최수오(45)씨는 지난달부터 주말에 이동식 세차 사업을 시작했다. 월급은 오르지 않고 경기침체로 커미션도 줄었는데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 지출이 늘면서 지난달부터 크레딧카드 잔액을 갚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생활비 지출이 늘면서 맞벌이인 이수미씨(40)는 남편과 주말에 그럽허브로 음식 배달을 시작했다. 매달 부부가 부업을 통해 추가로 버는 돈은 1600달러. 주말이 바쁘지만,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만족한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치솟은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부업을 시작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몇 달씩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실질 임금은 되레 줄어 생활비 감당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서 부업을 하거나 멀티잡을 하는 한인들이 증가 추세다. 눈에 띄는 점은 한인들의 부업이나 멀티잡 직종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엔 주로 베이비시터, 업소 캐시어 등 한인 커뮤니티 의존도가 높았다면,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온라인 쇼핑과 배달 급증 덕에 근무시간 선택이 자유로운 디지털 마케팅, 우버나 리프트, 인스타카트, 도어 대시 등 다양한 직종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임금상승에도 불구하고 중산층의 4분의 3이 생활비를 충당할 만큼의 수입을 벌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임금은 빠르게 올랐다. 6월 정부 자료에 따르면 시간당 평균 임금은 지난 1년 동안 5.1% 증가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임금 인상을 빠르게 앞지르면서 실질 임금은 오히려 3.6% 감소했다. 한 직장인은 “지난해 연봉이 11% 인상되어 조금 여유가 생겼지만, 이제는 점심값, 개스비, 식품비 등 인플레이션으로 오히려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어졌다”며 “크레딧카드 잔액 부채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부업이나 멀티잡을 갖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연방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20년 2월 30만8000명에 비해 6월에는 42만6000명이 두 개의 정규직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LS가 추적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2개의 정규직에서 일하는 근로자 수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규직은 통상 35시간 이상으로 두 개의 정규직에서 일한다면 주당 70시간 이상 일하는 것이다. 세인트루이스 연준의 데이터에 따르면 멀티잡을 가진 사람들 비율도 2020년 4월 4%에서 2022년 6월 4.8%로 2020년 3월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사람들이 여러 직업을 갖는 것은 강력한 고용시장과 고용 기회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이는 또한 가구마다 재정적 부담이 증가한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은영 기자고물가 한인 한인 커뮤니티 인플레이션 상승률 인플레이션 영향